*이 글은 스토브인디 크리에이터즈 활동을 통해 제공받은 게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에 리뷰 대상으로 선정한 게임은
"이상한 마을에 갇혔다. 9일 내로 다섯 명의 여자 중 나와 함께 도망칠 인간을 찾아라!",
오컬트 미스터리 추리 게임 "노베나 디아볼로스"이다.
게임 정보
-개발, 유통: H5DEV Games
-장르: 오컬트/미스터리/추리/어드벤처(+비주얼 노벨)
-출시 날짜: 2020년 10월 27일(스토브 인디 기준)
-가격: 18,500원
리뷰어 플레이 기록
-플레이 타임: 7시간 38분
-5인 해피엔딩, 최시리 배드엔딩 감상 완료
처음 봤을 때는 정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일본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전형적인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같은 광고를 하는 비주얼 노벨은 일본에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공급도 당연히 그 쪽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국산이라는 말을 듣고, 내 기억보다 국내 비주얼 노벨 시장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참고로 필자의 마지막 국산 비주얼 노벨은 화이트데이였다. 개인적으로 좀 업데이트가 느린 분야이긴 하다.
때문에 필자는 비주얼 노벨 장르적 성향보다는 추리나 어드벤처와 같은 부분을 좀 더 기대하고 게임을 시작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아무래도 리뷰이다보니 아마 읽다보면 눈에 띌 것이다.
추리, 미스터리 게임 흥행의 절반은 분위기에서 온다. 어떻게든 이 곳을 탈출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사건이 있음을 플레이어에게 어필해야 그들을 오래 잡아둘 수 있다. 여길 탈출해야 해! 하는데 앞에 있는게 평범한 미녀들이면 나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게임의 개괄적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스토리
유명 시사프로그램 PD인 박준성은 취재실수에 대한 책임으로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팀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독단으로 새로운 취재를 나선다. 그렇게 집단실종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던 박준성은 광신도들의 마을인 소망언덕마을에 갇히게 된다. 수상한 마을 에 외부인으로 보이는 5명. 외부인 5명의 정체는 각각 뱀파이어, 서큐버스, 마녀, 강시, 구미호로 이들 중 한 명만이 진짜 인간이고 나머지는 마물이다. 박준성은 9일간 외부와 고립된 마을에서 증거를 탐색해 대입하며 마물들을 판별해내고, 인간을 찾아 이곳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스크린샷으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안개와 어둡고 외진 곳이라는 설정으로 잡으려 한 부분이 보인다. 게임 내의 거의 모든 화면에도 옅은 안개가 낀 듯안 분위기를 내며, 깔리는 음악도 여성 캐릭터들을 만날 때가 아니면 스산하게 연출한다. 사건 현장의 묘사와 배드 엔딩의 텍스트 묘사도 상당한 수위의 잔인함이다. 배경 사건이을 수상한 마을의 종교 사건으로 설정한 것도 스토리의 개연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상한 종교는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의 충분한 사유로 받아 들여지기에 적합하다. 이처럼 노베나 디아볼로스는 게임 스토리가 주는 분위기로는 완벽한 구조를 갖추었다.
다만 여성 캐릭터들의 비주얼은 오컬트 미스터리보다는 일반적인 비주얼 노벨에 가까우며, 개별적인 성격적인 특성도 각 캐릭터가 맡은 마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햇빛이 약점이라고 알려진 뱀파이어 캐릭터는 대외활동을 전혀 못하는 수준의 공포증으로, 잠과 관련된 서큐버스 캐릭터는 기면증 환자로, 강시 캐릭터는 그저 부적을 가지고 있다로 특징에 대한 현대적 묘사를 퉁쳤다. 물론 게임 형식상 모든 캐릭터의 설정이 마물인 동시에 인간이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설정을 부여해야 했겠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조금 남는다.
게임의 진행은 비주얼 노벨과 추리, 어드벤처를 넘나든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하루 일과는 거의 비슷하다.
1) 일어나자마자 공략할 여성 캐릭터 둘을 만나러 간다. (중복 선택 불가능)
2) 사건현장을 관찰하러 간다면 하루 1회, 아니면 2회의 마을 탐색을 할 수 있다.
3) 저녁 시간에 한 명의 캐릭터를 더 만날 수 있다. (오전과 중복 가능)
4) 각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사건 현장을 선택할 때,
2번 마을 탐색으로는 각 마물의 특징을 수집할 수 있으며, 1/3번 과정으로는 캐릭터들과의 '만남'을 가지며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
-마을 탐색
게임에서 많이 등장하는 장소는 총 6곳으로 강, 숲(서나리), 폐교(최시리), 호수, 폐가촌, 여관이다. 플레이어가 이미 살고 있는 여관을 제외하고 다섯 군데를 마을 탐색 시간에 탐색할 수 있다. 각 장소마다 세부적으로 나뉜 장소가 있으며 각각 4곳씩 20곳을 방문할 수 있다. 이전에 방문했던 곳은 다시 방문할 수 없으며, 각 장소에는 해당 회차의 마물에 대한 정보와 전체적인 스토리를 알 수 있다. 매번 정보의 위치는 달라지지만 항상 얻을 수 있는 단서의 개수는 16개로 정해져 있다. 때문에 운이 없으면 마물 정보가 쏠릴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마물 정보 탭을 확인하면 각 마물의 정보가 적힌 책을 읽을 수 있다. 각 책에는 붉은 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책을 닫으면 오른쪽 메모에 마물의 정보가 갱신되며, 확실한 정보가 되는 정보는 빨간색/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는 파란색으로 적힌다.
-여성 캐릭터와 만남
총 5명의 여성 캐릭터와의 만남을 통해 신뢰도를 쌓아야 해피 엔딩을 볼 수 있다. 만남을 통해 쌓을 수 있는 것은 말그대로 캐릭터들에 대한 숨겨진 스토리로 만나면 만날수록 플레이어의 스크립트는 그 캐릭터가 인간이라고 확신하는 방향으로 간다. 이미 추리를 통해 그 캐릭터가 마물임을 알아내도 스크립트에 변화는 없다. 일정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정 신뢰도를 채워야 하는 것인데스토리에 따라 신뢰도가 차는 속도가 다른 것도 특징이다.
스크립트 중간마다 선택지도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경우, 캐릭터를 살펴보거나 대화를 할 수 있는데 살펴보는 것으로 캐릭터에 대한 첫인상을 알 수 있다. 대화를 선택하면 그냥 스크립트를 이어나간다. 선택지는 조금씩 다른 스토리를 볼 수 있을뿐 큰 스토리 라인을 변경하지는 않기 때문에 편하게 고를 수 있다. 시뮬레이션보다는 추리에 더 비중을 두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진행 방식이 단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단서에 대한 신용도 문제, 개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은 구체적인 스토리를 들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단서로 사용하는 책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근거(악마를 숭배하는 마을에서 마물을 모시기 위한 준비에 사용한 믿을만한 자료)와 플레이어 행동의 근거(낮에는 종교적인 이유로 마을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오지 않아 들키지 않는다.)를 확실하게 짚어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에서 의문을 가지지 않게 된다. 덕분에 두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에 확신을 가지고 어떤 캐릭터와의 신뢰도를 쌓을지 결정할 수 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탄탄한 편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쪽이 분명이 존재한다. 큰 의문점이 몇 가지 있는데,
***이하 내용은 일부 게임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열람에 주의하세요.***
1) 최시리의 정체는 지박령이고, 마녀 또한 악마와 계약한 인간 여자인데 왜 다섯 중 한 존재를 마물이 아닌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뭉뚱그리나.
-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반박이 가능하다. 마물의 기준이 악마와 계약한 존재라는 것과 지박령도 애초에 사람이기는 했으며, 악마와 계약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최시리가 마물이라면 마녀라는 언급을 했기에 이정도는 충분히 플레이어가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실 최시리의 진짜 정체가 전체 스토리에서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밝혀지는 시점도 후반이고, 사실 이미 거기까지 봤다면 최시리에게 이 마을을 같이 나가자고 말하기 직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설정들에 비해 "읭?"스러운 설정인 것은 분명하다.
2) 그래서 완고한 성지지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완고한 성지지기에 대해 나온 설정은 몇 가지 없었다. 짐승의 생명 에너지를 먹는 묘사가 있었고, 벽을 통과할 수 있으며, 마을 전체에 짙게 낀 안개를 내뿜는 것은 이들이다. 사탄의 수하라는 설정까지는 이해했으나,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사탄은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을 둔 것인가? 유희를 즐기는 자이기 때문에 잡일은 할 수 없어서? 상당히 인간적인 사고방식이긴 하지만 플레이 내내 이들의 존재가 따로 있어야할 이유는 찾지 못했다.
게임은 재밌었다. 추리적인 요소도 좋았으며, 이후 회차마다 랜덤하게 부여되는 성질도 n회 플레이를 즐기기 힘든 비주얼 노벨 형식 게임에서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 회차가 진행될수록 찾을 수 있는 정보도 달라져 수집하는 재미가 추가되었다. 2회차 이상의 게임을 위한 skip 기능도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빨리감기 형식을 채택한 것도 스토리 복기에 도움이 되었다. 다만 추리에 쓰이는 요소들은 그냥 무차별적 클릭으로 찾아야 했던 것, 운이 많이 작용하는 진행 방식을 택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충분히 운이 없어도 클리어 할 수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평점은 4.5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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