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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고민] 끝도 없는 고민이지만

기타/일상

by montgras 2021. 7. 3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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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뭐 해 먹고살지?"

 

 제목에도 적었지만, 아마 끝도 없이 고민하게 될 질문일 것이다. 고등학생 때 대학 전공을 정할 무렵에도 했던 고민이고, 겨우 흥미와 적성을 찾아 소프트웨어 전공을 택한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스스로 더 발전하기 위해 하는 고민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할 때마다 고통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나는 진로 고민을 할 때, 다양한 방법을 기용해 본 편인데 이 모든 과정들이 현재까지의 나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생각하면 꽤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아 블로그에 공유하려고 한다.

 

 

 


 

 

 

 

 

1. 현재 내 앞에 주어진 모든 선택지를 리스트업 하기

 

 고등학생일 때는 막연히 컴퓨터를 끼고 사는 삶이 멋있어 보였고, 또 혼자서 독학한 프로그래밍이 즐거웠었다. 사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과학이 좋고 수학은 싫었던 돌연변이 이과생이 하나 존재한다. 방정식까지는 좋은 친구였는데, 미적분이랑은 전생에 원수를 진 나는 화학과 생물을 사랑하는 편향된 이과생이었다. 정시 원서는 한 톨도 넣지 않고서 수능은 생물 2를 칠 정도였고, 학생들에게 관심 없는 화학 선생님이 나만은 기억하실 정도였다. 그리고 상냥했던 수학 선생님께는 항상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다니다 보니, 순수과학으로 가기에는 내가 보기에도 내 길이 아니었다.

 결국 IT분야를 선택한 나는 그래서 어느 학교의 어느 학과를 지원할지가 내 수험시절의 관건이었고, 위에 형제자매 하나 없는 집안의 첫째는 방정식 이후 최고의 친구 "대입 관련 사이트"를 얻었다. 모든 학교들을 찾아보기에는 공부만 하기에도 바쁜 고3이었기 때문에, 대입 사이트에서 IT 관련 학과를 모두 찾아 리스트업 하여 내게 주어진 모든 선택지를 명시적으로 확정했다.

 

 명시적으로 확정된 리스트업은 정말 중요하다. 건망증의 시그니처이자, 귀차니즘의 대명사인 내가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 것도 이때쯤인 이유이기도 하다. 명시적이게 된다는 것은, 내가 손에 쥐고 있는 패를 잊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인 동시에, 그 패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IT와 관련된 학과는 소프트웨어/IT공학/컴퓨터공학/전자공학/정보보안/임베디드 시스템 등 이외에도 수많은 학과가 존재한다. 고작 정보 시간에나 프로그래밍을 끄적여 본 인문계 고등학생이 이 모든 학과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때 리스트가 아주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런 생소한 전공 단어들을 아주 큰 범주로 짚어주는 것이 바로 학과 명이기 때문이다. 당장 컴공과를 가고 싶다는 고등학생에게 임베디드 시스템과 IOT의 차이점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10명 중에 7명은 답하지 못할 것이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대학 입시 사이트가 아닌 취직 사이트에서 나의 진로를 리스트업 했다. 학과 리스트업보다는 쉬운 편이었다. 물론 이 리스트가 절대적인 것도 아니고, 스타트업 같은 곳에 가면 또 여러 직무를 겹쳐서 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근본이 되는 리스트라고 생각하고 우선 이 내역대로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경영학 부전공자이긴 한데, 솔직히 이 루트는 본 전공 과정이 살짝 망한 감이 있어서 + 무슨 일을 하던지 할 말 만들기용으로 전공했다.

잡플래닛 IT/인터넷 직무 리스트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리스트는 단순히 목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누군가가 가고 있는 길이고, 전문가들이 검토한 어떠한 곳에 도착하기 위해 설계된 루트이다. 물론 그 루트가 자신에게도 맞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창업을 하려고 맘먹은 게 아니고서야 사회의 길에 몸을 싣기로 어느 정도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루트가 어느 정도로 나와 맞는지를 선별하는 방법을 좀 더 알아봐야 한다.

 

 

2. 리스트에서 소거법을 사용해 그룹핑하기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순 없다고들 다들 말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너무 싫은 일도 하고 살 순 없지 않은가. 사람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진짜 하기 싫은 것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나는 일 년 반 동안 외식 쪽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정말 정말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만 확고해졌다. 이런 식으로 경험을 토대로 한 소거법이 가장 자연스럽긴 하지만, 모든 직무를 경험해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방학마다 하나씩 시도한 것과 전공 수업 경험이 모여, 지금까지 안드로이드/웹/데이터 분석을 건드려 보았지만 뭔가 계속 아쉬웠다. 수업을 들었으면, 이제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뭔가 뚝딱거리고 만져봐야 내 것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이 없을까...

 

 

 샨테 test 페이지(웹)/타이타닉 문제(데이터분석)

 

3.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 대충 전부 해놓기

 

 솔직히 제일 힘든 일이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1, 2단계가 필요한 것이고 지나간 단계들이라도 항상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이유이다. 뭐라도 해놓았다면 이후에 다시 건드렸을 때의 깊이는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다. 그 차이들이 모이면 다른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 발만 높게 딛고 있기에는 불안한 시대가 아닐까. 평생직장이 없는 이 시대에 한 발로만 견고하게 서 있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람 사는데 정답이 어디 있겠냐만은, 좋은 에세이들은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다. 경험보다 값진 공부는 없으니까, 그 경험을 살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니까. 이런 글을 쓸 때마다, 내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성을 이어나가곤 한다. 아직 잘할 줄 아는 게 없는 학부생이지만 내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내 글이 그렇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며,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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